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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30(금) 둔철산 관측후기, 성운 그리고 혜성과의 만남



관측일시 / 장소 : 14.5.30(금) / 산청 둔철산

관측대상 :C/2012 K1(Panstarrs) 혜성, M17(오메가 성운), M16(독수리성운), 6888(크레센트 성운), 6960&6992&6995(veil 성운), 7000(북아메리카 성운)

관측 장비 : 미드 라이트브릿지 12인치, ES 14mm 100도, ES 8.8 82도, 오리온 Ultrablock 필터 등



안녕하세요. 아침해입니다. 이번 주 일기예보상 맑음인 날이 많았지만 안시관측을 할 만한 여건이 안되어 안타까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틀 전(14.5.30, 금)에 늦게 나마 시간이 되서 둔철산으로 나가보았습니다. 


도착하니 11시 30분 쯤 되었습니다. 사진을 찍으시는 시리우스A님, 10인치 스카이워쳐 플렉스돕을 가지고 관측 중이신 시리우스A님 동네 분이 관측을 하고 계셨습니다. 

하늘을 둘러다 보니 보통의 한우산보다 투명도가 못합니다. 

전체적으로 연무가 막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조금 맥이 빠졌습니다. 


장비를 설치하고 10인치 플렉스돕으로 이것저것 구경을 하면서 몇 가지 같은 대상을 찾아보고, 별보기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지난번 관측 때 봤던 용자리 트리오도 보는데, 월요일에 본 것 처럼 보이지 않지만 투명도에 비해 시상은 그렇게 나쁜 편이 아니라서 바늘같은 가장 어두운 녀석도 흔적 확인은 가능했습니다. 


더 늦기 전에 몇개라도 찾아 볼 생각에 하늘을 보니 목동 내지 헤라클레스 자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토성님 관측 후기를 보다보니 6229는 안 본 것 같아서 찾아보려고 성도를 뒤져보는 데 성도에서 찾지를 못했습니다. ^^; 지금 다시 보니 찾아지네요. 다음에 찾아봐야 겠습니다.


그리고 Turtle nebula라고 별칭이 붙은 6210을 다시 찾아봤지만 삐죽하고 티어나온 모습이나, 중심성 등은 보지 못했습니다. 



<C/2012 K1(Panstarrs) 혜성>

최근 두 차례 관측 때 관측하지 못했던 C/2012 K1(Panstarrs) 혜성을 찾아봅니다. 첫번째 관측시도일 때는 다른 곳을 찾아서,, 두번째 관측 시도일 때는 넘어가버려서 못봤었는데, 오늘 정보를 보니 안시 등급인 8등급입니다.

(얼마전 잠결에 사버린 스카이사파리에서 위치와 정보를 확인했습니다. )

이번에도 조금만 더 늦게 찾았으면 또 놓칠 뻔 했습니다. 

위치는 큰곰의 ψ(프시)와 ω(오메가)를 연장한 방향으로 ω(오메가) 바로 밑에 있었습니다. 

간단히 말에서 큰곰자리의 ω(오메가, 대략 큰곰자리의 알파와 베타를 연장한 방향에 있음) 근처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첫인상은 핵이 분명하게 보이고 주변부가 퍼져보이는 은하의 느낌이었습니다. 조금 더 보다보니 또렷하지는 않았지만 꼬리의 기운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막 도착했을 때 사과를 O3필터로 관측하시고 계신 모습을 봐서 '이거 뭐지? 필요없네'하고 처박아뒀던 오리온 UltraBlock을 써보자는 마음으로 사과를 봤는데, 다릅니다. 노필터로 봤을 때도 먹힌? 부분이 보였지만 필터를 끼우고 나니 조금 더 분명하게 밝은모습으로 먹힌? 부분이 보입니다. 

사과의 먹힌 부분의 귀신? 유령?이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었습니다. ^^;; 

조금 더 써봐야 알겠지만... 뭐랄까요? 귀찮아서 안팔고 있던 녀석이 "나도 쓸만한 녀석이라는 걸 알아야 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필터를 끼운 김에 성운을 보기로 합니다. 




<M17, 오메가 성운>

이 녀석과 첫 인사를 했을 때, 분명하게 보이는 2자 모양과 2자가 꺽이는 부분 윗쪽이 눈에 띄게 어두워 보인다라고만 관측했었는데, 이 날은 달랐습니다. 다른 게 더 많이 보였거든요.


흔히 M17을 흔히 백조로 표현하시길래 나도 모르게 2를 백조로 생각합니다. 

"m17 아, 2자, 그래 백조, 입부분 브레스? 머리 위 땡땡이... 두 개, 뒤쪽에 반원,  밑쪽에 성운기, 목덜미에서 뻗어나가는 성운기... 아, 그리고 2자에 줄이 쳐져있다. 얼룩이 있는 느낌이랄까..." 라고 나름 흥분된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 게 녹음되어 있습니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09c00144.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740pixel, 세로 493pixel

*시리우스A님 사진, http://cafe.naver.com/skyguide/131601


머리의 위의 땡땡이는 벼슬처럼, 입 부분 앞의 성운기는 마치 백조가 브레스를 뿜고 있는 것 같았고, 목덜미에서 뻗어 나가는 성운기는 마후라를 휘날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 뒤쪽의 둥근 성운기는 백조가 물위를 지나온 물결, 아래의 성운기는 백조의 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




<M16, 독수리성운>

왜 독수리성운이라는 별칭이 붙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09c00145.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97pixel, 세로 500pixel

성운도 성운이지만 별배치가 처음에는 더 재미있었습니다. 

머리 부분에 별들이 밀집되어 있는 모양과 머리 끝 부분의 별 세개가 마치 독수리의 부리가 거꾸로 구부러진 것 같았습니다. ;;

머리 부분의 오각형의 별 모양은 마치 공 같았습니다. 

아래 사진의 왼쪽 편에 별이 보여 있는 부분은 발톱을 세워서 위협하는 것 같았고, 오른쪽의 직삼각형 모양의 별들은 아주 길고 날카로운 발톱이 떠올랐습니다. 

또 아래쪽에 일렬로 쭉 뻗은 별들은 독수리가 앉아있는 나뭇가지 같았습니다. 


독수리 성운을 처음 보고 쓴 후기에 가운데 2자 모양의 암흑대가 보이는지 질문했을 때 처음으로 저 부분이 창조의 기둥을 말하는 거라는 것을 알았는데, 허블 등이 찍은 압도적인 사진들을 보면서 이건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도 시도는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도를 해봅니다. '어라, 뭐가 보이는 것 같은데.'


'잘 못 본 게 아닐까?'라는 생각에 계속 봅니다. 보이는 걸로 결론을 내리고 시리우스A님께 말합니다. 

"이게 보여요. 창조의 기둥 보여요."

"엄청 어두울텐데..." 하면서 보십니다. 

위치를 설명하니 

"어, 그렇네요. 보입니다. 이게 보이네요." 하십니다. 


창조의 기둥을 보는데 기준이 되는 별 두개 위로 길이가 있는, 곧은 것은 아닌, 분명 별은 아닌 하얀 부분이 보입니다. 꽤 하얗습니다. 마치 얇은 손톱 모양으로 보입니다. 


* 사진 출처 : http://www.kwastronomy.com/




<6888, 크레센도>

돼지코처럼 생겼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09c00146.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455pixel, 세로 396pixel

* 사진 출처 : http://astrofotografi.net/



두 분은 정리를 시작하시지만, 그 베일 베일 베일 베일 하던 녀석이 성도의 같은 쪽에 있어서 이 녀석까지만 보고 철수하는 걸로 하고 찾아봅니다. 



<6960, 6992, 6995 / veil 성운>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09c00147.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740pixel, 세로 740pixel

* 사진 출처 : http://cseligman.com/text/atlas/ngc69a.htm


6960을 먼저 봤는데, 첫 마디가 그냥 "와!!!!! 와!!!! 대박!! 대박!!"

장비를 챙기시는 분들을 부를 수 밖에 없는 장관이었습니다. 

"이리 와서 이거,, 베일 좀 보세요."


52번 별이 있어 더욱 더 돋보이는 6960은 정말 날이 서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용이 등허리에 여의주를 달고 나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


6992도 아주 멋집니다. 조금 구부러진 활같아 보였습니다. 그냥 단순한 활이 아니라, 뭐랄까요? 게임에 나오는 조금 화려한 활같다고 할까요? 이 녀석도 날이 제대로 서있었습니다. 


베일이란 성운은 이름과 사진은 슬쩍 많이 보면서도 '성운이니깐 잘 안보이는 녀석일 거야.'라고 접근을 했었는데, 반대로 아주 또렷하게 잘 보여서 놀랐고, 그래서 더욱 감동이었습니다. 


시리우스A님의 말처럼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베일, 이 녀석 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동베일, 서베일 사이에 있는 녀석들을 노려보지도 못했지만 다음에는 한번 노려봐야 겠습니다. 보이는 녀석들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


<7000, 북아메리카>

시리우스A님께서 북아메리카도 보이는지 궁금해 하셔서 한번 찾아봅니다.

뭐가 보이긴 보입니다. 그런데 너무 커서 뭐를 봐야할지를 모르겠네요. 그냥 보이구나, 정도만 확인하고 짐을 챙겨 철수를 합니다. 

무지개님과 통화할 일이 있어 통화하면서 이 대상에 이야기하면서 우라노에 세부성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는데, 뽑아서 한번 찬찬히 봐야겠다는.... ^^;;



하늘에 박무가 전체적으로 끼여있는 느낌으로 투명도는 좋지 못했지만, 그래도 시상은 나쁘지 않아서 그런지 용자리 트리오 중 가장 어두운 녀석도 흔적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재밌게 봐서 원래 이런건지, 아니면 박무가 오히려 필터의 역할을 한건지, 그냥 오늘이 성운이 잘 보이는 날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신나게 봤습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혜성도 찾아서 봤고, 아주 멋진 성운들도 눈에 넣어서 아주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돌아가는 길에 잠이 하나도 안왔습니다. 오늘 본 녀석들은 공부를 하고 보면 훨씬 더 재미있는 녀석들일 텐데 공부를 해봐야 겠네요. 장마가 오기 전에 더 보고 싶은데 날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날이 좋기를, 나갈 기회가 더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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