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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밖으로만 싸돌아다니다 보니 괜히 미안해지기도 하고,
부탁까지 하시니 할 수 밖이다.

더 추워지기 전에 이런 저런 일을 피해 날을 잡다 보니 오늘(2015.10.20, 화)이다.

구경 80mm 초점거리 480mm, 구경 9.25인치 초점거리 2350mm, 구경 16인치 초점거리 1824mm 망원경 세 대로

달 전체, 산맥 부분 고배율,  안드로메다 은하 한 번
옷걸이 성단, 색이 정말 예쁜 고니 자리의 알비레오 이중성, 정말 ET같은 ngc457 성단 한 번


반응이 좋으면 m11 국민봉사대상 야생오리성단, m39 크리스마스 트리 성단, 안드로메다의 알마크 이중성, 도너츠 같은, 직녀의 반지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고리 성운 등등을 보려고 준비한다.

재수(^^;)가 없는지 하루 종일 뿌옇더니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도 달이 보여서 강행은 한다.

오늘 보이는 달 이야기를 한다. 토끼(집개, 공차는 아이), 위기의 바다, 산맥, 경계의 박진감, 크레이터, 바다...

별자리 이야기는 간단히 한다. 재수가 없어서 못 보는데 괜히 기대를 높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단, 은하는 볼 수가 없는 하늘. 별은 베가, 알타이르, 데네브만 겨우 보일 정도다. 계획한 세 조는 의미 없다.

밖으로 나가 비리비리한 여름철 대삼각형을 초록빛 레이저 포인터로 가리킨다.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슬쩍 던진 뒤 망원경을 본다.

16인치 돕으로 달 전체을 보고, 달을 따라 가주는 9.25인치 슈미트카세그레인 망원경으로는 산맥 부분을 확대해서 본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좋아한다. 2번 씩 보려고 하는 아이들은 이번이 처음이다.


달을 실컷 보고 접안렌즈에 핸드폰을 갖다 대고 달을 찍는다. 아이들 휴대전화를 들고 한명 한명에게 달을 찍어준다. 이렇게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핸드폰으로 달 찍는 걸 잘 못하기도 하지만 참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준 덕이겠지. 2번씩 보려고 하는 아이들 덕이었겠지. 적어도 시작 전 들었던 기분 좋은 소리 덕이겠지.


한 명만, 딱 한 명만 별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성공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은 대 성공이다.


재수가 없어서 달 밖에 못 봐서, 별을 못 봐서, 속상하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처음으로 다음에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별나눔이 된 것 같다.

(박용필 선생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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