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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천 경남 3급 연수 지원 후기] 15.5.30.(토) ~ 31. (일) / 오랜만에 느낀 별의 힘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경남지부 3급 연수에 볼일이 있어 산청에 있는 별아띠 천문대에 갔습니다. 그 후기를 남겨봅니다.


 예보가 좋지 못해 염려가 되었는데 다행히 어느 정도는 열려서 오랜만에 산청의 밤하늘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또 다음 날 봤던 해는 정말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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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천 경남 3급 연수 지원 후기] 15.5.30.(토) ~ 31. (일) / 오랜만에 느낀 별의 힘

  

 올해 초, 한아천 경남 지부장님께 연락이 왔다.


 "미리 연수 받으신 분들께서 올해 연수 때 도움을 주시면 운영이 조금 수월할 것 같아요. 올해 도와주실 수 있으시죠?"

  "네, 집에 무슨 일만 없으면 될 거 같아요."

  '잘하는 건 없지만, 잘하면 이 핑계로 밤새도록 별을 볼 수 있겠군.'

  

  아내의 눈치가 보이지만 갈 날을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다. 첫 기회는 아내와 나 모두 모르고 있던 처가 행사가 있어 못 갔다. 아쉽기도 했지만, 간다고 했다가 갑자기 못 간 게 마음이 쓰였다.


  애들도 안 아프고, 집안 행사도 없고, 청소도 깔끔하게 했고, 애들이랑 신 나게 놀았고, 한동안 말썽도 안 부렸고, 거짓말하고 별도 안 봤다. 날씨가 안 좋으면 밤에 올 수도 있고 할 거 없으면 둘째 날 최대한 일찍 간다고 말한 게 신경 쓰이긴 하지만, 도움이 될까 걱정이 되지만, 달이 지면 햇귀가 올라오지만, 그래도, 그래도 좋다. 오랜만에 산청에 간다는 게 좋고,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 보는 게 좋고, 오랜만에 하늘 아래 밤새 있을 수 있다는 게 좋다.


 벌써부터 홀홀 터는 느낌이다. 비는 오지만 우산 들 필요는 없다.


'올해 진행한 관측 행사 모두 날씨가 좋았어. 올해 나는 운이 좋아. 오늘도 괜찮을 거야. 그치겠지. 그칠 거야.'


 밤 아홉 시부터 대체로 맑을 거라는 The Weather Channel의 예보와 내 운을 믿고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한다. 120km의 거리지만 작년 5월부터 즐겨 찾던 산청은 여전히 가깝게 느껴지고 기름 값과 도로비 생각은 묻혀진다. 비가 온다는 예보 덕에 날을 당겨 오신 조강욱님과 시간이 맞아 원지터미널에서 만난다. 차에서 이런 저런 별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세 연수 장소에 도착한다. 


 별아띠는 작년 7월 이후 10개월 만이고 산청은 11월에 온 뒤로 6개월 만이다. 반가운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저녁 식사를 한다. 별아띠에서 먹는 밥은 맛은 물론이고 자연의 따스함과 정이 느껴져 언제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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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아천 경남지부의 김태준님께서 별아띠 슬라이딩 돔 안에 식사하고 있는 저와 이두현님을 찍어주셨다.


 7시 즈음 해서 조강욱님의 강의가 시작되는데, 작년에서 바뀐 게 없다는 말씀을 믿고 밤에 있을 행성 촬영 실습 준비를 한다. 삼각대를 펼치고 가대를 올리고 나사를 조이고 수평을 맞추고 무게추를 달고 경통을 올리고 뚜껑을 열고 핫팩을 붙이고 후드를 두르고 바로우를 달고 플립미러를 달고 카메라를 달고 아이피스를 달고 케이블을 달고 컨트롤러를 달고 전원선을 꼽고 수평을 맞추고 균형을 맞추고 전원을 켜고 달을 겨누고 노트북을 켜고 케이블을 연결하고 파이어캡쳐를 열고...

 

 준비를 마치고 강의장으로 내려간다. 눈부시게, 또 쨍하게, 도시의 보름달보다 훨씬 더 밝게 빛나는, 시골 달이 드리운 내 그림자를 뒤에 놓고 한 걸음, 또 한 걸음... 조강욱님 강의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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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속았다.'


 작년에 못 보던 스케치 과정 영상도 있고 못 보던 그림도 있고 여러모로 작년보다 한참 풍부하다. 바뀌지 않은 건 까만 스케치북에 그려진 그림들은 여전히 팔닥거리는 느낌이 살아있다는 정도다. 또 자꾸 눈에 들어오는 달 그림 연작 엽서는 탐난다.


  '내가 놓친 시간 동안은 어떤 내용이 있었을까?' 


아쉽긴 했지만 조강욱님의 마력있는 강의, 좋다. 그 때문이었을까? 스케치 실습 모습도 아주 인상적이다. 이번 연수를 들으시는 분들의 스케치 실력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태양계 대상부터 은하까지, 빈 말 하나 없이 너무나 멋지게들 표현하고 계셨다.


  '조강욱님, 순위 메기기 어렵겠는 걸?'


  스케치 실습이 반쯤 이루어 졌을 때 조강욱님께서 선물해주신 달 그림 연작 엽서로 조심스레 쥐고 다시 별아띠로 올라간다. (조강욱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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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아서 못 맞춘 극축을 맞춘다.


"뭐야! 북극성이 뭐지? 뭔 별이 이리 많아."


  사진은 주로 행성 촬영만, 그 것도 작은곰자리의 별 중 3개가 겨우 보일락 말락 하는 집 근처에서만 하다 보니 극축망원경 안에 별이 2개 넘게 있는 걸 본 적이 없다.


  '시골은 시골이구나.'


  최훈옥님께서 웃으시며 친절히 레이저를 쏘아 주신다.(최훈옥님 감사했습니다.)

아마 초록 불빛이 없었다면 이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노래를 불렀을지도...


  준비를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3급 연수를 들으시는 분들이 올라오신다. 혼자 별 보는 거 좋아하는 녀석 아니랄까 봐 나는 여전히 촬영 모드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닙니다. 수업 하셔야죠."

손창익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정신이 든다.


  "행성 촬영을 할 때는 슈미트카세그레인식 망원경을 많이 씁니다. 촬영용 가대는 당연히 적도의가 좋고 극축을 맞춰야 합니다. 저는 많이 쓰시는 EQ6를 쓰고 있습니다. 행성은 적당히 크게 찍는 게 좋아서 바로우를 씁니다. 바로우는 뻥튀기를 하는 건데..."


  경통, 바로우, 평소엔 쓰지 않지만 왠지 아이피스로 볼일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도입한다고 세월을 다 보내고 있으면 부끄러울 것 같아서 쓴 플립미러와(사정상 포커서를 못 들고 왔는데 플립미러에 초점 조절 장치가 있어 도움은 됐다.) QHY5L-II Mono 등 장비부터 Firecapture, Autostakkert! 2, Registax를 왔다 갔다 하며 두서 없이 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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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촬영하는 장면을 두 명이 넘는 사람이 지켜본 것도, 그 것도 달이 남중 할 시간부터 토성이 남중 할 때까지 거의 2시간이 되는 긴 시간 동안이나 같은 자리에 있는 것은 처음이다. 별하늘지기에 올해, 50건이 조금 넘는 행성과 달, 태양 사진을 올리긴 했지만(천체 관측의 모토가 웬만하면 다 올리자이다.), 이제 행성 촬영을 시작한 지 6개월도 안되는, 그럴듯한 사진을 찍지도 못하는, 시상은 전혀 극복 못하는 초보 인지라 많은 도움이 되지는 않았겠지만, 노트북도 카메라도 없으신 분들께는 외계어로 들렸을 지 모르겠지만, 내 나름대로 주어진 상황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 중 50%이상은 보여드리는 것 같아 만족하며 열심히 지껄인다. 앞뒤 분간 없이 외치는 동안에 내가 미쳐 생각 못 한 부분을 이상현 박사님께서 이것 저것 물어주셔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이상현 박사님 덕에 더 알찬 말들이 오고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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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클라이막스라고 생각한 토성이 남중한다. 정확하게는 내가 담고 싶은 토성이 제 힘껏 올랐다. 토성을 도입하고 찍어볼라 하는데 영~이다. 하늘을 보니 구름도 있고, 시상도 이거~ 참! 이다. 혹시나 해서 찍고 합성해 보지만 역시는 역시 역시다. 카시니도 흔적도 없다. 


 더 할 말은 떠오르지도 않고, 구름 때문에 별들도 뜨다 만 것처럼 보이고, 무엇보다 핫팩과 후드가 버틴 게 용 할만큼 습기가 곳곳에 가득 어려있다. 보습(보정판 습기) 효과를 많이 싫어하지는 않지만 이 정도는 싫다. 수증기가 나쁘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 접는다.


  이제는 술술 넘기는 시간! 이미 모여 계신다. 

경남지부 3급 3기 반장님의 사회 덕에 재미난 시간을 보낸다. 

강욱님의 클리어! 스카이!, 훈옥님의 칠레와 불쌍한 한국 별지기 이야기, 많은 분들의 공감 가는 말씀, 그 때 이렇게 말할 걸 하고 계속 떠오르게 하는 어눌한 은하! 술!까지 참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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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지부의 이원우님께서 찍어주신 사진을 흐리게 처리했다.



 적당히 얼굴이 데워지니 별 생각이 다 난다.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베낌)


애 둘인 내가
아름다운 별을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구름이 나린다

별을 사랑은 하고
구름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보리수를 마신다(별만 생각할 때는 백 명이 있어도 혼자 있는 것!)
보리수를 마시며 생각한다
별과 나는
구름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망원경을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관측소에 살자

(거창에 살고 싶다)


구름은 푹푹 나리고
나는 별을 생각하고
별이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밝아서 버리는 것이다

구름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별은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망원경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은하수를 볼 수 있을까? 볼 수 있을 거야.' 

은하수 생각을 하며 홀짝거리다 보니 어느새 홀홀이다. 없다. 보리수도 홀홀 구름도 꽤나 홀홀! 김도현 대장님께서 결단을 하고 혈혈단신으로 많은 분이 주무시고 계시는 슬라이딩 돔의 문을 연다. 벤츠 M13, 절대로 먹다 버린 사과가 아닌 M27, 내가 사랑하는 베일까지 맛나게 본다. 구름이 더는 내 편이 아니라서 궁수의 멋 드러진 성운까지는 못 봤지만, 구름 속에서 왔다 갔다 하지만, 6개월 만에 산청에서 보는 은하수의 오묘한 뭉치 빛을 느낀다.


 '은하! 술!의 힘이 아닐까? 못 본 분들은 후회할 듯?'


  혼자서 잡 생각은 하지만 언제나 은하수는 감동이다. 하지만 이내 은하수는, 별은, 곧 구름 뒤에 갇힌다. "밤에 갈 수도 있어."는 못 했지만 "다음 날 최대한 일찍 갈게."를 지키기 위해, ‘조강욱님, 태우고 왔으니 모셔다도 드려야지.’를 하기 위해, 돔 안에서 잠을 청한다. 4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들고 얼마 안 있어 눈을 뜬다. 제대로 떠지지도 않는 눈으로 처음 본 분께 여쭤본다.


 “조강욱님은요?” 

 “가셨어요.”


 어제 밤에 먼저 들어가 주무시더니, 먼저 출발하셨다. '암쏘쏘리 벗...'


 ‘이왕 이렇게 된 거 태양은 봐야지!’

별아띠 천문대에 있는 Coronado SolamaxII DoubleStack 태양망원경으로 태양을 본다. 멋지다.


 ‘이건 찍어야 해!’

 오전 이른 시간이지만 찍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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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지부의 손창익님께서 찍어주셨습니다. 



 ‘흠! 흠! 흠!’


 남중에 가까울 때 말고는, 크기 빼고는, 거의 그렇지만, 잘 못 찍어 그렇겠지만, 보는 것만 못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어영부영 하다 보니 11시다.


 ‘흠! 흠! 흠!’


 “여보, 나 할 일이 있는 것 같은데, 3시 전에는 갈게.”

 “당황스럽네, 정말 당황스럽다.”

 알맹이는 빼고 겉만 쓰윽 던지고는, 가서 있을 일은 생각하지 않고, 별아띠에 더 있기로 한다. 태양을 찍고 싶어서, 남중 할 때의 태양을 너무 찍고 싶기 때문이다.


 “태양, 태양, 홍염, 홍염”하고 있는데 손창익님이 PST를 펼친다. PST에 대한 이미지보다 훨씬 이상의 상을 보여준다.


 “PST로도 생각보다 잘 보이네요. 사야 하나?”

 PST를 갖고 싶다고 하고 있는데, 김도현 대장님께서 팔려고 하는 PST가 있다고 하신다.

받아야 할 돈까지 퍼뜩 계산이 된다.

 “제가 관심 있어요!”

 아쉽게도, 결국에는, 나보다 더 잘 써주실 분께 PST가 가게 됐지만, 비자금 모두를 쓰고 싶어질 만큼 이 날의 태양은 매력적이다.


 ‘남중 할 때 까지 기다리자.’


이두현님의 열강도 듣고, 이리 저리 싸 돌아 다니다 보니 어느새 12시가 다 되어간다.


 ‘이제 찍어 보자.’


 막상 찍으려고 보니 구름이 흐른다.


 ‘흠! 흠! 흠!’


 아내한테 찍혔지만 태양은 찍어야 한다.


 “시상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구름이 참 거슬리네.” 어쩌고저쩌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찍고는 있는데 깜짝 놀란다.


 “뭐야! 뭐야! 이거 뭐야!”


 호들갑을 떤다. 지켜보고 있던 이두현님은 웃겼을 것 같다.


 그냥 새가 지나간 것 뿐인데, 순식간에 새가 지나간 것 뿐인데, 1초도 안되는 시간 동안 새가 지나간 것 뿐인데, 상황은 전혀 이해되지 않고, 그냥 놀란다. 이 순간 뇌 연구를 했다면 적어도 시각 인지 속도, 뇌의 정보 이해 속도를 파악하는 실험 자료의 데이터로 이용할 만 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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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연무, 구름”  투덜거리면서 한 컷씩 더 찍고 나니 더 찍을 하늘이 아니다.

 ‘흠! 흠!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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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쉽지만 여기서 접고 집에 가려는 데...


 “식사하고 가요.”

 “와! 네, 알겠습니다.”

 역시 맛있다. 사모님의 맛있는 점심까지 먹고 이제는 가려는 데 사모님께서 유리병 하나를 건네신다. 직접 정성스레 만드신 딸기잼이다. 뭐하나 드린 것도 없는데 선물까지 주시다니 너무 고맙다. (잘 먹겠습니다. 빵쟁이 아내와 아이들이 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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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겐 단순한 것, 사실 장비만 있다면 쉬운 것, 자주 하던 것을 잠깐 보여드린 거 밖이지만,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상모까지 돌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달하고 토성 밖에 못 봤지만, 산청까지 와서 새로운 대상 하나 만나지 못했지만, 무언가 나누었다는 느낌이 좋다. 가슴 속 어딘가가 간질 거리는 느낌이랄까?


 날씨가 괜찮아 밤에 가지도 않고, 하고 싶은 게 생겨 일찍 가지도 않았지만, 도움이 되었을까 여전히 의문 스럽지만, 어김없이 달이 지고 햇귀가 올라왔지만, 그래도, 그래도 좋다. 오랜만에 산청에 와서 좋고,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 봐서 좋고, 다음에 만나면 반가울 얼굴을 봐서 좋고, 오래간만에 하늘 아래 밤새 있었던 게 참 좋다. 


 밤을 거의 지새웠지만 피곤하지 않게 하는, 운전하는 동안 전혀 졸리지 않게 하는, 머리와 마음을 후련하게 하는, 별빛의 알 수 없는 힘을 느끼며 돌아온다. 근데... 아내가 기분이 좋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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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면 글이 주저리 주저리 계속 길어지내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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