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의령에서 바람으로 고생한 고생기입니다. ^^;;
[의령 관측후기] 16.12.28(수), 황소바람
- 관측일자: 16.12.28(수) 01:00 ~ 03:00
- 관측장소: 의령
- 관측장비: Meade 16" 돕소니안, ES 100도 9mm(202.6X, 0.49도) 등
- 관측대상: M46, NGC2438, M79, M42, M43, NGC1977(러닝맨 성운), M38, NGC1907, M36, M37, M1, M81, M82, NGC2440, NGC2169, NGC2194, NGC3079, NGC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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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을 정리하고 보니 11시가 넘었다. 하늘을 보러 잠깐 밖에 나가보니 별은 좋은데 바람도 많이 불고 춥다. 찬 바람을 맞으니 몸은 더 피곤하고 나갈까 말까 고민이 된다.
‘관측 시간은 얼마 안되겠지만 나갈 수 있을 때 나가야지. 딱 1시간만 밀도있게 관측하자.’
의령으로 출발한다. 오늘따라 산밑 마을 불빛이 더 밝아보인다.
산을 오르는 데 권한조님께서 촬영을 하고 계신다. 인사를 하고 정상으로 부지런히 올랐다.
목장에는 목장답게 황소바람이 분다. 촬영을 걸어 놓고 쉬는 분들도 계셔서 조용히 무풍지대로 내려간다.
무풍지대도 무풍지대가 아니었다. 뭐 어쩌겠는가. 시린 손을 호호거리며 장비를 설치한다. 파인더 정렬이 쉽지 않다. 아이피스에 대상 별을 도입해놓으면 파인더로 눈을 옮기는 사이에 바람이 망원경을 밀어낸다. 바람이 심해 암막을 설치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망원경이 날리지 않게 잘 부여잡고 파인더 정렬을 마쳤다.
제일 먼저 M46으로 향한다. 상이 영 별로다. 레이저콜리메이터 배터리가 없어 광축을 안 맞추고 그냥 볼 생각이었는데 회절상을 보니 조금 심해보였다. 급한데로 별상을 보고 사경만 조정하기로 한다. 바람이 별을 밀어 내서 자꾸 움직여 광축 조절이 쉽지 않다. 사경 나사 끝이 제대로 서있지 않은지 원하는 데로 잘 움직이지도 않는다. 짧은 관측 예정 시간 중에 많은 시간을 써서 겨우 회절상을 볼만한 수준으로 만들었다. 별을 보고 초점을 맞춰보니 희안하다. 초점이 맞아지기 전에 별 꼬리가 세부분에서 보인다. 과장해서 그리면 아래 그림 느낌. 회절상은 괜찮은데..
(질문. 별이 초점이 맞아지기 전에 세꼭지에서 삐쭉 티어 나와 보이는 현상이 보이던데.. 이거 왜 이런건가요? ^^;;)
다음에는 레콜배터리를 챙겨서 광축을 다시 확인해봐야겠다.
다시 M46을 보니 적어도 느낌으로는 아까보다 더 잘보이는 것 같다.
오리온 대성운과 런닝맨 성운을 감상하고 토끼자리 밑 M79 구상성단에도 들린다. 마차부 산개성단 M38, NGC1907, M36, M37에서 수많은 별빛도 받아본다.
M1 게 성운의 고구마 맛도 느끼고 얼마 전에 옥상에서 찍어본 M81과 M82도 찾아본다.
보고 있으면 조금씩 더 넓게 보이는 M81이 “더 쳐다보면 나선팔도 보일 거야”라고 유혹하지만 바람이 꿈깨라고 망원경을 마구 흔들어 댄다.
M82는 마치 자석 같이 N같은 암흑무늬를 입고 긴 S자로 끝을 말고 있다. 꼭 자기장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 달 초 밀양에서 찾아본 행성상성운 NGC2440의 겹 무늬를 보고 싶지만 고배율 관측이나 진득한 관측은 바람 때문에 어림없다.
37모양의 NGC2169 까지 보니 너무 춥고 지친다.
황소바람에 밀리는 망원경을 붙들고 보는 것도 힘들고, 무엇보다 손 끝이 너무 아린다. 잦아들지 않고 더 몰아치는 바람이 야속해진다.
차에서 몸을 녹인다. 시계를 보니 갈 시간이 지났다. 가는 것도 귀찮다.그래도 뭐라도 하나 봐야지. 손가락에 핫팩을 몇 개 붙이고 관측을 재개한다.
<NGC 2194>, 오리온자리 산개성단
조밀하지만 꽤 밝은 산개성단이다. Y모양과 7모양이 보인다.
<NGC 3079>, 큰곰자리 은하
모양이 특이해 찾아볼만한 대상이다. 오늘 몇 개 보지는 않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다. 꽤 크고 밝은 은하다. 길쭉한 이등변삼각형의 형태이다. (오므라이스나 어릴 때 반죽을 얇게 펴고 그 안에 잡채를 넣어 만든 왕만두가 떠오른다. ) 양 끝이 뽀족한 길쭉한 모양으로, 한쪽은 평평하고 반대쪽은 중심부가 볼록 솟아있다. 0.49도 시야 내에 다른 은하도 두 개가 더 보여 찾아보니 NGC3073과 PGC28990이다. 이 순간만은 바람이 조금 덜 미웠다. 의도하지 않아도 망원경이 흔들려 은하 검출에는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경통 치기 스킬이 패시브로 작동했다고 할까.
<NGC 2841>, 큰곰자리 은하
전체적으로 길쭉한 형태의 은하다. 중심부가 밝고 주변부보다 상대적으로 커보이는 것이 재미있었다. 조금 과장 해서 그리면 아래 그림과 같은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은하들을 찾아보는 게 재미있다. 큰곰자리 은하를 몇개만 더 보고 가자는 마음을 먹는데 센 바람이 불어닥친다. 관측 포기. 부리나케 장비를 정리하고 철수한다.
아. 황소’뿔’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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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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