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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모산 관측후기] 15.1.10(토) 특별한 방문자 러브조이, 백년해로 노인성



안녕하세요.
올해 첫 건물 밖 관측을 가까운 불모산에서 간단히 해 봤습니다. 


* 쓰기 편하게 쓴 점 양해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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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은 쉬는 달이다. 지난 달에 끊어진 발목 인대를 위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틀 전 퇴원을 했지만 두 발로 땅을 밟지 못하니 망원경 설치가 안된다. 운전이 힘들 뿐더러 목발을 가지고 별 보러 나간다는 말을 꺼내지도 못하겠다. 


날씨도 좋고, 혜성도 밝다는데 아쉽다.  속상해하고 있는데 구멍이 하나 보인다. 


지난 번 불모산에서 창원 야경을 찍어 왔을 때 아내가 "나는 언제 한 번 보겠노." 했던 게 떠오른다. 
"여보, 퇴원 기념으로 야경 보러 가자."


막무가내로 나가자는 남편이 조금 못마땅한 듯 보이지만 기꺼이 나서자고 한다. 


목적지는 불모산, 산을 오른다. 


처음 우리를 반기는 것은 약간 부족한 듯한 김해 야경과 떠오른지 얼마 안된, 산 위의 달이다. 일어나기 싫은지 아직 누워있는 하현에 가까운 달은 오묘하다. 아내도 마음에 들어한다. 


"와, 멋지다."
창원 야경은 아내의 들뜬 목소리를 부른다. 다른 곳에서 밤의 창원을 본 적이 없지만 이 곳에서 보는 창원의 야경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계획도시의 정돈된 빛무리는 창원 근처 높은 곳 어디서나 볼 수 있겠지만 창원의 중심길, 창원대로가 가운데를 가르며 곧게 뻗어 있는 모습은, 이 곳에서만 보일 것 같은 이 모습은, 반듯함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갈림길의 관측지를 뒤로 하고 정상 중계소 앞으로 올라간다. 


도착하자 마자 철탑 바로 옆으로 꽤 밝은 별똥별이 환영의 폭죽을 터트려준다. 


차에서 내려 깁스한 발을 들고 차에 기대 서본다.


외로이 서 있는 작은 소나무 아래로, 산자락, 산자락 아래로, 진해의 빛과 바다가 보인다. 


왼쪽의 진해의 야경은 창원의 야경보다 단조로운 색이지만 옹기종기 모여있어 그런지 더 밝아 보인다. 바다인지 모르면 보이지 않는 어두운 남해바다 위에는 거가대교가 떠있다. 조금 멀지만 충분히 아름답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겨울의 왕자, 오리온이 빛나고 있다. 출발 전 오리온자리를 기준으로 기억 해둔 혜성의 위치로 눈을 돌린다. 달빛  때문에 명확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맨눈으로도 보이긴 보인다. 50mm 파인더를 들어 혜성을 보니 충분히 밝다. 병원 옥상에서 휠체어에 앉아 볼 때보다 많이 밝아 보이진 않지만, 구경이 아쉽긴 하지만, 특별한 천체를, 나에게는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사람과 함께 보니 더 아름답다. 


적어도 이 곳에서, 이 시간에, 이 장비로 봤을 때는 안드로메다 은하보다 더 밝고 더 크다. 


아내에게 파인더로 보는 방법을 간단히 설명하고 위치를 포인터로 가르키니 금방 혜성의 빛을 눈에 담는다. 큰 감흥은 없어 보였지만 말이다. 


플레이아데스, 달 등 파인더로 볼 만한 대상을 훑어보고 거가대교의 빛을 한참 쳐다 보다 보니 낯설지만, 밝은, 알 것 같은 별이 다리 위에 떠있다. 


운이 좋게도 남중한 시간에, 떠 있는 곳 근처를 본 것이다. 


보고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던 카노푸스, 아니 노인성이다. 노인성은 생각보다 밝다. 저렇게 낮은데도 꽤 밝다. 


차에 있던 아내를 불러 노인성을 같이 본다. 
알콩달콩 백년해로 할 수 있을까?


카메라를 안 챙겨 아름다운 야경과 별풍경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눈 속에, 마음 속에 또 다른 아름다움을 남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내려온다. 


발 아래 도시의 빛무리, 멀리서 잠시 온 특별한 방문자 러브조이 혜성, 백년해로 노인성, 짧았지만 특별한 관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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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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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별보기 결산] 2014년 하늘을 보내며..



안녕하세요.


이틀 전(14.12.23), 올해 별보기를 끝낼 수 밖에 없는 일이 생겼습니다. 


발목을 심하게 접질러 병원에서 2주 정도 있어야 한다네요.

크리스마스도, 2014년의 마지막 날도, 2015년의 첫 날도 병원에서 맞이해야할 듯 합니다.  


크리스마스이고 기분도 그렇고 해서 올해 별보기를 어떻게 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하고나니 조금 유쾌해지네요. ^^;;


횟수는 별하늘지기에 관측 결과를 올린 것만 더했습니다. 



- 표


* 간단 관측은 베란다, 직장 옥상, 혹은 집 앞에서 관측한 경우입니다.

* 막 빠져들었을 때인 작년 12월과 1월에는 딴짓도 안하고 월령 좋을 때만 나갔는데, 무진장 나갔었네요. ;;;

* 올해는 간단히 관측한 경우와 나가서 관측한 횟수가 거의 비슷하네요. 


- 유형별 그래프


* 2013년 11월 29일 부터 지금까지는 

 - 총 121차례 관측 중 관측지에서 안시 관측을 한 것이 50번, 관측지에서 기타 관측 행위가 16번, 간단 관측이 55번이고

* 2014년에는

 - 총 110차례 관측 중 관측지에서 안시 관측을 한 것이 40번, 관측지에서 기타 관측 행위가 16번, 간단 관측이 54번이네요.   

 - 11월, 12월에 본격적인? 딥스카이 안시 관측이 가능한 곳에 나간 것이 1번씩인 것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ㅠ
* 2015년에는

 - 2014년 12월의 추세를 따라 월 2~3회 정도 불모산에서 행성이나 월면 촬영과 간단한 안시 관측이 주가 될 것 같습니다.

   가끔 기회가 되면 한우산이나 둔철산에서 안시 관측이 가능할 것 같네요. 가능할겁니다. 가능해야합니다. ^^;;


- 장소별 그래프

* 관측지는 산청(별아띠와 둔철생태공원을 더함)에 나간 경우가 가장 많았고 다음이 한우산이네요. 

* 2015년에는 불모산이 압도적으로 많을 듯 합니다. ㅠ



- 2013 11.29 ~ 2014.12.18 관측

2013-11-29

낙동강변

안시

|

2014-04-20

직장 옥상

태양촬영

|

2014-09-12

베란다

달촬영

2013-11-30

낙동강변

안시

|

2014-04-21

직장 옥상

태양촬영

|

2014-09-14

칠산

일주촬영

2013-12-02

밀양

안시

|

2014-04-24

밀양

안시

|

2014-09-19

달빛공원

안시

2013-12-06

무척산

안시

|

2014-04-25

밀양

안시

|

2014-09-20

홍천

안시

2013-12-07

천태공원

안시

|

2014-05-01

한우산

안시

|

2014-09-21

둔철산

안시

2013-12-10

직장 옥상

태양촬영

|

2014-05-06

둔철산

안시

|

2014-09-26

둔철산

안시

2013-12-23

밀양

안시

|

2014-05-12

장유사

달촬영

|

2014-09-27

둔철산

안시

2013-12-24

밀양

안시

|

2014-05-16

봉하마을

교육

|

2014-10-04

월성수련원

안시

2013-12-26

천태공원

안시

|

2014-05-22

한우산

별자리촬영

|

2014-10-06

직장 옥상

달촬영

2013-12-28

밀양

안시

|

2014-05-26

별아띠

안시

|

2014-10-08

낙동강변

달촬영

2013-12-30

한우산

안시

|

2014-05-28

장유사

일주촬영

|

2014-10-11

베란다

달촬영

2014-01-01

밀양

안시

|

2014-05-29

불모산

일주촬영

|

2014-10-18

달빛공원

안시

2014-01-05

밀양

안시

|

2014-05-30

둔철산

안시

|

2014-10-24

직장 옥상

태양촬영

2014-01-09

한우산

안시

|

2014-06-12

베란다

달촬영

|

2014-10-26

둔철산

안시

2014-01-23

밀양

안시

|

2014-06-14

낙동강변

일주촬영

|

2014-11-03

직장 옥상

태양촬영

2014-01-27

천태공원

안시

|

2014-06-14

베란다

달촬영

|

2014-11-03

직장 옥상

달촬영

2014-01-28

한우산

안시

|

2014-06-15

베란다

달촬영

|

2014-11-07

직장 옥상

태양촬영

2014-01-30

한우산

안시

|

2014-06-18

낙동강변

일주촬영

|

2014-11-10

직장 옥상

태양촬영

2014-02-03

한우산

안시

|

2014-06-28

둔철산

안시

|

2014-11-26

둔철산

안시

2014-02-20

밀양

안시

|

2014-07-07

베란다

달촬영

|

2014-11-30

베란다

목성촬영

2014-02-21

한우산

안시

|

2014-07-10

베란다

달촬영

|

2014-12-01

베란다

달촬영

2014-02-24

달빛공원

안시

|

2014-07-11

직장 옥상

달촬영

|

2014-12-02

낙동강변

일주촬영

2014-02-27

베란다

기타촬영

|

2014-07-14

베란다

달촬영

|

2014-12-02

직장 옥상

태양촬영

2014-03-02

달빛공원

안시

|

2014-07-26

별아띠

안시

|

2014-12-05

장유사

달촬영

2014-03-03

한우산

안시

|

2014-07-27

별아띠

안시

|

2014-12-05

직장 옥상

태양촬영

2014-03-09

한우산

안시

|

2014-07-31

둔철산

안시

|

2014-12-06

직장 옥상

태양촬영

2014-03-21

직장 옥상

기타촬영

|

2014-08-05

베란다

달촬영

|

2014-12-06

화포천

일주촬영

2014-03-22

직장 옥상

기타촬영

|

2014-08-11

합천

달촬영

|

2014-12-07

한샘유치원

목성촬영

2014-03-23

한우산

안시

|

2014-08-12

오도산

달촬영

|

2014-12-08

직장 옥상

태양촬영

2014-03-30

보현산

안시

|

2014-08-16

베란다

달촬영

|

2014-12-08

직장 옥상

달촬영

2014-04-03

교육

교육

|

2014-08-21

베란다

기타촬영

|

2014-12-09

직장 옥상

태양촬영

2014-04-05

한우산

안시

|

2014-08-22

둔철산

안시

|

2014-12-09

한샘유치원

목성촬영

2014-04-07

직장 옥상

안시(ISS)

|

2014-08-23

별아띠

안시

|

2014-12-12

직장 옥상

태양촬영

2014-04-10

교육

교육

|

2014-08-30

보현산

안시

|

2014-12-12

한샘유치원

목성촬영

2014-04-13

장유사

달촬영

|

2014-09-01

베란다

달촬영

|

2014-12-13

직장 옥상

태양촬영

2014-04-14

직장 옥상

태양촬영

|

2014-09-04

베란다

달촬영

|

2014-12-14

베란다

태양촬영

2014-04-15

베란다

기타촬영

|

2014-09-05

베란다

달촬영

|

2014-12-15

불모산

목성촬영

2014-04-15

직장 옥상

태양촬영

|

2014-09-06

베란다

달촬영

|

2014-12-16

직장 옥상

태양촬영

2014-04-16

직장 옥상

태양촬영

|

2014-09-08

베란다

달촬영

|

2014-12-17

불모산

목성촬영

2014-04-17

교육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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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0

베란다

달촬영

|

2014-12-18

불모산

목성촬영

2014-04-18

직장 옥상

기타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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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 제가 올린 글의 제목이나마 훑어보니 기억에 남는 게 몇 개 있네요. 


- 처음으로 후기를 썼던 것


- 한장짜리 메시에 성도를 수정했던 것(http://cafe.naver.com/skyguide/123534)


* 이 성도의 원본(SVG)는 
Jim  Cornmell에 의해 11:45, 6 September 2006 (UTC)에 작성되었으며, XML의 정확성을 위해  Zeimusu가 14:58, 8 February 2007에 수정한 자료를 제가 제 눈맛에 맞게 수정한 자료입니다. 

이 자료의 원본 파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동일조건 변경허락 라이선스로 배포되었으므로 배포 등 기타 자유로운 이용을 위해 수정하셔서 사용하실 경우 저작자를 표시하고 동일조건(동일한 저작권 라이선스)으로의 변경을 허락하시면 됩니다.




- 메시에 마라톤을 했던 것(http://cafe.naver.com/skyguide/127096)


설레임 반, 막연한 두려움 반으로 시작한 첫 메시에 마라톤! 지난 10월 경에 시작한 본격 관측이 마치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느낌이었다.

과연 그 동안의 서툴게 나마 겪어 온 과정이 없었다면 이나마도 볼 수 있었을까?

쉽게 찾는 대상은 쉽게 찾는 대로 어렵게 나마 찾아지는 대상, 안 보이거나 안 찾아지는 대상은 또 그대로…. 장비를 설치하고 철수하기까지 그 동안 관측했던 순간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

 

<메시에 마라톤에 대한 단상>

출발 전까지는 절실함을 가져다 주었고, (어떻게든 나가야 되는데, 일을 어떻게 만들지….)

늦은 시간 출발은 조금이라도 일찍 도착하기 위해 발악하게 만들었고, (트럭아, 트럭아, 머리를 내어라.)

감질나는 저녁 대상들은 냉각, 광축, 파인더 정렬을 무시하고 뛰어들게 했고, (모르겠다 일단 보자!)

그 뒤에 이어지는 수월한 대상들은 땀을 식히며 달리는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했고, (머리결 휘날리며, 휘리릭)

어렵게만 다가왔던 큰곰, 사자, 처녀 부근의 대상들은 찾아지는 뿌듯함을 솟게 했고, (덤벼봐.)

잠깐의 휴식 시간은 편안함을 안겨 주었고, (꿀잠)

새벽 타임 아이피스 호핑으로 간신히 찾아지는 대상들은 정말 인생의 맛?을, (고진감래)

가는 길엔 가라앉지 않는 흥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아, 아, 아, 아, 아, 아! 두근두근, 빨리 후기를….)

정말 몸도 마음도 힘들지만 그 과정에서 오만가지의 미묘한 생각, 느낌,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정말 마라톤 다운 마라톤이었다. (골병든다.)



- ISS를 봤던 것(http://cafe.naver.com/skyguide/127720)


- 메시에 완주를 했던 것(http://cafe.naver.com/skyguide/129849)

- 메시에 찾기 자료를 만들었던 것(http://cafe.naver.com/skyguide/129963)


- 베일 성운의 요모조모를 봤던 것(7월 26일날 시작해서 9월 20일날 첫인사를 마칠 때까지 날씨를 참 원망했었는데...)

 * 관련 자료는  http://cafe.naver.com/skyguide/136999 에 대충 정리되어 있습니다. ^^;;


- 슈퍼문 찍는다고 3일을 고생했던 것(http://cafe.naver.com/skyguide/135653)


- 개기월식을 본 것(http://cafe.naver.com/skyguide/140218)

 * 딥스카이 관측 후기는 아니지만 제가 쓴 후기 중에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후기 중 하나입니다. ^^;;



- 말머리 성운(저의 안시 관측의 목표 중 하나였던 )을 본 것(http://cafe.naver.com/skyguide/141740)


- 처음으로 목성같은 목성을 찍은 것(http://cafe.naver.com/skyguide/144682)

* 200% 리사이즈



- 이것 저것 다양하게 했다는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 물론 잘하는 건 하나도 없지만요.;; 


일주도 찍고..



태양도 찍고









달도 찍고





별자리도 찍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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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해동안 별본다고 참 재미있었는데,

올해 별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병원의 옥상공원에서 휠체어에 앉아 파인더로 보는 것외에는 떠오르지 않네요. 

내일 집에 떼놓은 파인더나 가져다 달라고 해야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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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9.25] 14.12.18 목성 / 그리고 불모산 관측기(생각보다 잘 보이네.)


안녕하세요. 

어제는 별생활 후 처음으로 번개글을 올리고 불모산 관측지에 올랐습니다. 

세여자속한남자님과 장유포비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돕으로 이 대상 저 대상 명작들을 감상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집 가까운데서 함께 관측을 하니 여유도 있고 나름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되면 종종 번개글을 올려봐야 겠습니다. 

 



[C9.25] 14.12.18. 목성


- 촬영 일시 : 14.12.18. 03:19 ~ 04:11
- 촬영 장소 : 장유 불모산 중턱

- 망원경(경통) : C9.25
- 가대(삼각대) : LXD75

- 카메라(CCD) : QHY 5L -II C, Meade 2X barlow

- 촬영 노출 : gain 120, 노출 35ms


처음으로 대적반을 담아봤습니다. 또 바로우도 첫 사용이고요. ^^;; 

추워서 그런지 노트북 배터리가 얼마 버티지 못했고, 램이 딸리는 건지.. 추워서 그런건지 실제 FPS가 빠르게 잘 안 올라와서 답답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또 촬영이 끝나고 16인치 돕으로 봤던 목성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대적반과 구름띠들이 또렷하게 보였고, 처음으로 배율을 775배까지 올릴 수 있었습니다. 


내심 촬영 결과물에 기대를 했는데, 초점 탓인지, 바람 탓인지, 광축 탓인지 기대에는 한참 못 미쳐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재미는 있었습니다. ^^



<04:10>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ad4219c.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448pixel, 세로 448pixel
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CS4 Windows

<03:42>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ad40001.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448pixel, 세로 448pixel
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CS4 Windows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ad40002.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448pixel, 세로 448pixel

 


<03:13>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ad40003.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448pixel, 세로 448pixel
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CS4 Windows

 



<Animation>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mem00002ad40004.t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348pixel, 세로 348pixel




[관측기]

- 관측일자 : 2014.12.17(수) 22:30~03:00 
- 관측장소 : 불모산 관측지

- 관측장비 : 미드 라이트브릿지 16인치 등
- 관측대상 : 메시에 대상 등


* 관측기는 관측했던 순간의 제 느낌과 생각 등을 다시 떠올리며 쓰다보니 경어체로 글을 적다 보면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일기의 성격이라고 생각하는지라 편한 어체로 쓰는 것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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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잘 보이네>


여의치가 않다. 작년 이 맘때 처럼 마음먹은 만큼 나갈 형편이 안된다. 

그래도 중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떻게든 별빛을 더 쐬고 싶다. 

 

'베란다에서 달이나 목성 등 간단하게 관측해 보자.'


새로 구한 경통으로 조금 더 높은 배율로 달을 볼 생각에 베란다에 장비를 설치하고 달을 보는데, 정말 대기의 영향이 얼마나 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교육자료로 쓰고 싶을 정도로 울렁인다. 출렁인다. 굴렁거린다. 


'냉각이 덜 된 것 같네.'


냉각시킨다고 베란다의 문을 3시간, 4시간, 5시간을 열어놓아도 마찬가지다. C9.25뿐만아니었다. 지난 여름과 가을에 잘 관측해왔던 102GT 경통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며칠을 시도했는데, 매번 똑같다.

 

차가운 바깥 공기와 훈훈한 집의 온기는 유리 한장으로 가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 때쯤 아내가 말을 걸어온다. 


"보일러가 너무 싱싱 돌아가네. 관리비 장난 아니겠다."

"음... 그러게, 베란다에서 이럴 게 아니라 집 앞이라도 잠깐 나가서 보는 게 낫겠다."

"그래, 차라리 그렇게 해."


'땡큐!!'


그렇게 집에서 직선거리 500m, 걸어서 5분, 차타고 2~3분 거리에 직접적인 빛은 없는 곳을 발견하고 며칠을 나갔다. 


'목성이 목성이 아니네.' 


4~5번 쯤 실패를 경험하고 나니 목성 촬영이나 달 확대 촬영도 집 근처에서 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씨. 목성 찍는 것도 관측지에 나가야 하면, 이건 간단 관측이 아니잖아. 거짓말하고 나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아~ 다시 팔아버릴까? 아니야, 아니야, 그래도 장유사 쪽으로 올라가보면 조금 나을거야.'


그렇게 나 갈 기회를 엿보다 보니 어느새 토요일이다. 오늘따라 첫째가 낮잠을 안자서 간단히 드라이브도 할 겸 장유사 쪽에 남쪽 시야가 괜찮고 평평한 곳을 찾아보러 나간다. 


장유사 쪽으로 차를 돌리려는데, 지난 5월 말에 비포장도로를 힘겹게 올라간 불모산 중계소가 떠오른다. 


'그때 공사가 한참이었으니, 어쩌면 지금 쯤은 도로 포장 공사가 완공되었을지도 몰라.' 


불모산 중계소 쪽으로 향해 보니 절로 흥이 난다. 도로가 포장되어 있다. 쭉 올라보니 시멘트로 포장된 공터도 있고 많은 사람이 관측할 만한 연병장 비슷한 시설도 있다. 


'야호!!'



일요일 저녁, 예보는 좋지 않지만 위성사진을 보니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도 있고 관측 여건이 어떨지도 궁금해 바람도 쐴 겸 자정이 넘어 길을 나서본다. 


막상 나가고 보니 유성우는 카메라에게 맡기고 장비만 조물딱 거려진다. 


조금 더 오를 때까지 기다리고 싶었지만 이미 연무가 가득하고 위성사진을 보니 더 기다려도 답이 없을 것 같다. 


1시 경부터 목성을 찍는데, 울렁거림이 덜하네 하는 느낌은 있었지만 집 근처에서 찍을 때와 찍힌 사진의 디테일에는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한 컷만 합성해보는데, 드디어 목성같은 목성이 찍혀 있는 것이 아닌가? 

관심을 가질 만한 지인들의 단체 카톡에 한장을 올려놓을 수 밖에 없다.  

 

조금 눈을 붙이고 일어나 기쁜 마음으로 나머지 영상을 처리하고 카페에 글을 올리니 최성욱|주말관측불가님께서 다음에 나갈 때는 연락을 달라고 하신다. 


'그래, 다음에는 번개를 한 번 해보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기회가 왔다. 수요일 밤새도록 맑음, 산청에 가고 싶었지만 간단 관측을 간단히 계속 했던 탓인지... 몸이 너무 피곤해 왕복 240km를 갈 엄두가 도저히 나지 않는다. 


'그래, 오늘이다.'


번개 공지를 올리니 장유포비님과 세여자속한남자님께서 나오신다고 한다. 

정말 번개같은 번개를 공지한 바람에 장비 준비할 시간이 나지 않으셔서 두 분다 장비는 두고 오신다고 한다. 


그 날 따라 유독 많은 집안일을 헤치우고 관측지에 도착하니 21:50쯤, 


달이 뜨기 전, 목성이 어느 정도 오르기 전에 안시 관측도 할겸 16인치를 오랜만에 꺼내고 C9.25와 적도의 각종 악세사리, 편의 장비 등을 꺼내니 정말 한짐이다. 


하긴 차에 조수석까지 가득 장비들이 실려있었으니.. 내 차가 내 차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또 든다. 


전에 쓰던 12인치는 트렁크에 고이 들어가 있었는데, 16인치와 C9.25는 뒷좌석까지 다 차지해 버렸고, 혹시나 해서 들고 다니는 4인치 굴절은 조수석까지 점거하고 있다. 


한자리 그득 펄쳐져 있는 장비들을 보니 설치할 마음을 먹는데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러는 사이, 장유포비님께서 도착하신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16인치를 설치하는데, 부드러운 재질이 아닌터라 얼어있었는지.. 암막 한 켠이 조금 뜯어졌다.


'악! 귀찮게 새로 만들어야 겠네. ㅠㅠ'


16인치를 설치하고 몇 개 대상을 보는데, 도심에 둘러쌓여 있는 여건에 비해 생각보다 잘 보인다. 프레세페도 이중성단도 마음의 눈인지는 몰라도 안드로메다가 육안으로 보인다. 망원경 속으로도 M31, M32, M110도 보이고, 오리온 성운은 뒤로 뻗쳐 에워지는 성운기도, M43의 암흑대도 런닝맨 성운도 보인다. 

특히 생각보다 잘 보이는 오리온 성운의 디테일에 놀랐다.


지난 이 맘때 본격적으로 관측을 시작한 때가 떠오르면서 이것 저것 보려고 하고 있으니 세여자속한남자님도 도착!


프레세페, M35, 페르세우스 이중성단, M78, 플레이아데스 등을 함께 보면서 장유포비님께서 준비하신 따뜻한 커피도 한 잔하고 감말랭이도 씹고 하니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장유포비님께서는 자정을 전후해서 먼저 내려가시고, 보정판을 돌려 달나라로 가 있을 C9.25의 광축을 맞출 겸 적도의 설치하고 경통을 올린다. 


다행히 생각보다 광축이 심하게 나가 있진 않다. 처음에 광축을 맞춘다고 삽질했을 때 시리우스 조차 안보이게 만들었던 것 보다는 훨씬, 훠얼씬 나았다. 

그래도 익숙치도 않고 광축을 조절하는 십자머리 나사의 머리가 뭉게져서 광축을 맞추기가 참말 어렵다. 


세여자속한남자님께서는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시고 하산하신다. 


높은 산에 나 혼자! 지난 겨울, 봄에 한우산에 한참 나갈 때 자주 느꼈던 느낌! 나는 이 느낌이 좋다. 

SCT 광축은 일단 나두고 16인치를 이리저리 돌려본다. 


작년에 몇 번 보고 홀대했던 대상들은 위치와 번호가 매치가 잘 안되고, 위치가 기억이 나지 않는 대상들도 있다. 


몇 장 안되는 6등급 성도를 들고, 오랜 만에 메시에 몇 개 대상과 인사를 한다. 


M1 게성운은 12인치를 쓸 때 도트파인더만 있어도 아이피스 시야 안에 딱딱 꼽을 수 있었는데, 16인치로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새로 구입한 일렉트릭서클파인더로는 한 큐에 찾을 수가 없다. 


창이 커서 보는 시야에 따라서 서클이 가르키는 방향이 제법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아, 이 것도 시간내서 원래 쓰던 저렴이 도트파인더로 바꿔야지!


M1도 생각보다 잘 보여서 좋다. 그냥 두리뭉실이 아니라 안쪽의 얼룩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큰 개 주변의 M41, M50, M46, M47 산개성단도 찾아본다. 


지금도 호핑이 미숙하지만 처음 시작할 무렵에 M46 도입을 못해서 헤맨 기억이 난다. 지금 보니 파인더 시야 안에서 뿌옇게  '나 여기 있어요' 외치고 있다. 


가지산에서 관측을 할 때 M46을 보고 있다고 하니, 안에 행성상성운이 있다고 말씀하셔서 주변시로 확인했던 기억이 나는데, 구경이 업그레이드 되서 그런지 2438도 그냥 휙 보인다. 

언제 봐도 M46과 2438의 조합은 아주 멋진 구경거리인 것 같다. 


'토끼자리도 보이네. 작년 3월에 메시에 마라톤을 하면서 조금 늦어서 M79를 못 봤었는데.. 흐흐'


M79는 그 때는 산 뒤에 숨어버렸지만 오늘은 철탑 주위에서 볼 수 있다.


북두칠성의 M81과 M82, 3077 세트와 M97, M108 세트도 감상한다. M82의 터진 옆구리는 여기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병이긴 병인지.. 혹시나 해서 말머리로 향한다. ^^;;;


알리탁으로 망원경을 돌리니 


'호오~ 불꽃도 보이네.'


32mm에 하베타를 꼽아도 말머리까지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집에서 15분거리에 이만한 관측지가 있다는 것이 참 좋다는 생각이 하면서 하늘을 둘러본다. 



달도 어느 정도 올랐고 해서 16인치는 잠시 나두고 다시 SCT 광축 작업에 들어간다. 


이 쪽인가? 저 쪽인가? 두 번째 할때는 어떻게 후딱 했는데, 오늘은 잘 안된다. 


'에이, 이쯤하면 되겠지!'



적당히 타협을 하고 새로 구한 텔레익스텐데를 꼽고 목성을 도입한다. 고도가 어느 정도 올라와 있는데다가 적도의 다리도 빼지 않았고.. 더구나 천정미러는 다시 뺐을 때 카메라와 초점이 너무 달라서 사용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 누워야지!


바닥에 드러누어 파인더를 들여다 보고 누운 상태에서 상체를 조금만 세워 아이피스를 봐야하니.. 복근 운동이 절로 된다. 부들부들...


힘들게 도입을 하고 노트북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초점은 아무리 봐도 어떨 때가 적정 초점인지 모르겠다. 


해외포럼을 찾아보니 가까운 별에 초점을 맞추고 촬영하면 된다고 하는데, 다른 별까지 갔다가 다시 목성을 도입하는 건 너무 귀찮다. 


노트북을 켠지 한 시간이 조금 더 지나니 전원을 연결하라고 한다. 아직 노트북 전원 장치는 따로 준비해놓은 것이 없어 남중한 목성을 두고 촬영장비를 접는다. 


아쉬운 마음에 16인치로 목성을 보는데... 

"대박!!" 


대적반과 주위의 구름 문양, 적어도 내가 본 목성상 중에는 최고다. 내가 가진 가장 고배율 아이피스인 4.7mm를 꼽아도 상이 또렷하게 서서 두배 바로우를 연결해 775배로 본다. 내가 이태 올려본 배율 중에 최고 배율이다. 상이 딱 서는 건 아니었지만 아쉬운 데로 볼만하다. 


노트북 화면에서는 바람 때문에 시상이 별로네 했었는데, 의외다. 내가 둔해서 그렇지 엄청난 게 찍혀있을 지도 몰라라는 기대도 든다. 


목성을 한참을 보다가 철수 할 생각을 하니 정말! 아~ 아~ 아~ 아~ 


나름 긴 시간동안 하나하나 차곡차곡 정리를 하고 내려오니 6시가 다되간다. 

그래도 한 컷은 합성해봐야지. 그러고 나니 7시...;;; 한시간도 못자고 출근해야 겠네. 헛...


오늘도 날씨가 좋은 것 같던데. 오늘은 또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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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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