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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아천 경남지부 제4회 가지산 스타파티(16년 12월 2일 금요일)에서 별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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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호박소 관측후기] 16.12.2(금) ~ 3(토) / 오랜만에 첫인사하기


- 관측일자: 2016.12.2(금)
- 관측장소: 밀양 호박소(SQM 기준 20.3~20.4, 이상현 박사님 SQM로는 20.7 정도 까지 나왔음)
- 관측장비: 16인치 돕소니안(Meade Lightbridge 16"), ES 14mm 100도, 8.8mm 82도 등
- 관측대상: 1931, 1907, m37, m38, 2403, m103, 663, 2655, 185, 1788, 2261, 2359, 2539, m46, 2438, m47, m43, m42, 2024 등



한아천 경남지부 제4회 가지산 스타파티가 16.12.2.(금)에 있었다.
아이들을 재우고 출발하려니 열시가 넘었다.
짧은 시간에 귀한 관측 기회를 쓰는 게 아까워,
불모산 나들이를 나섰다.
불모산 가는 길과 고속도로 갈림길. 잠깐 생각하다 고속도로로 가버렸다.
어쩔 수 없지. 그 길로 쭉 밀양으로 향했다.


대략 1시간을 달려 관측지에 도착하니 열한시 삼십분 쯤.
차에서 내려 SQM을 찍어본다. 20.3이다. 밝지만 감지덕지다.
방한복부터 껴입고 딴짓없이 장비부터 설치했다.
광축을 맞추고 암막을 씌웠다.  
파인더를 정렬하려고 보니 파인더 방향이 이상하다.
어포케이지 방향이 잘못되었다. 아. 아. 지난 주에도 이랬는데.  


암막을 치우고, 어포케이지 빼고, 돌리고, 다시 결합하고, 광축을 맞추고, 암막을 씌웠다.
관측지에 처음 가져온 태블릿의 설정을 조금 만지고 보니 자정이 다 되었다.
관측대상을 준비하지 않은 탓에 스카이사파리와 하늘을 번갈아 보며 첫 대상을 물색했다.




<1931> 마차부 산개성단+성운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NGC_1931_DSS.jpg, CC-BY-SA 4.0, ©Donald Pelletier


스카이사파리 정보로는 산개성단이다. M37, M38 주위에 있다. 산개성단으로써 별무리는 참 밋밋하지만 네 별정도가 일렬을 이루는 게 인상적이다. 조금 과장하면 옷걸이 성단 느낌도 난다. 한별 주위로 성운기가 제법 밝게 보인다. 첫 눈에는 중심성이 보이는 행성상 성운의 느낌이다. 조금 더 보고 있으면 성운기가 더 보인다. 얼핏 크레센트 느낌처럼 그 별 부터 위쪽 일자 별배치 쪽으로 전체적으로 호를 그리며 성운기가 퍼져있다.

이 주위에 ic405, ic410, ic417 등이 있는데 세트로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IC405만 대충 본 적이 있는데 다음에 도전해봐야겠다.


* 위키백과를 보니, 성운은 Sh 2-237이고 이 영역을 오리온 대성운의 축소판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고 합니다.


아래 괄호 안의 내용은 위키백과의 설명을 구글 번역기로 번역한 것입니다.

(Auriga 별자리에서 발견 된 NGC 1931은 동일한 특성을 일부 공유하기 때문에 "Orion 성운의 축소판"이라고 불 렸습니다. 이것은 혼합 된 방출 - 반사 성운이며 방출 성운을 중심으로 한 뜨거운 젊은 별 무리에있는 사지의 작은 버전을 포함합니다. 전체 클러스터 / 성운 단지는 약 3 arcmin [2] 크기입니다. 지구로부터의 거리는 약 7000 광년으로 추정된다. 성운은 Sharpless 카탈로그 Sh 2-237입니다.)



여기까지 온 김에 M37, M38, 1907 등을 슬쩍 들여다 봤다. M38은 파인더로 봐도 느낌 있다. 파인더로 보면 뿌연 것이 제법 크게 흩어져 있다. 참 매력적이다. 1907은 조밀하지만 얼추 분해되는 앙증맞은 맛이 있다.





<2403> 기린자리 은하

* CC-BY-SA 2.0, sebastien lebrigand from crépy en valois, FRANCE


이 번에 본 대상 중에 가장 볼만했던 대상 중 하나이다. 두 별에 사이에 끼어있는 형국으로 꽤 크게 보인다.(시직경이 23.4*11.8 분각) 정면 나선은하 특유의 느낌이 살아있다. 이 느낌은 언제 느껴도 좋다. 꽤 잘보이는 편이라 나선팔 돌아가는 느낌도 든다. 특히 나선팔 한 줄이 삐죽하게 시작하는 게 보인다. 좋은 하늘에서 보면 더 크고 더 멋지게 볼 수 있을 듯 하다.


잠깐 M103과 663도 감상한다. 시간들여 스케치 했던 몇 안 되는 대상들이다. 그렸던 그림들이 떠오른다.

 

* 저배율로 보면 내게는 철탑같이 보인다.


* 비례가 조금 안 맞지만 열심히 본, 집 버린 소라게, 663




<2655> 기린자리 은하

큰 특징없는 타원은하로 보였는데, 정보를 보니 타원이 아니라 나선은하다. 사진으로 봐도 나선은하의 느낌은 별로 없다.



<185> 카시오페아 은하

* 퍼블릭 도메인, Roberto Mura, commons.wikimedia.org/wiki/File:NGC_185_(2007).jpg


꽤 큰 타원은하이다. 중심부가 밝지만 별상 핵의 느낌은 아니다. 크고 잘보이는 편이지만 은하의 주변부가 흐릿해지는 은하 고유의 재미가 느껴진다. 이 대상도 두 별 사이에 있는데, 이런 배치의 은하가 이상하게 좋다. 옆에 147도 있는데, 다음에 봐야겠다.



<1788> 오리온자리, 성운

* CC-BY 4.0, ©ESO(http://www.eso.org/public/images/eso1009a/)



삼각꼴의 별배치 옆에 별상핵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성운이다. (사진을 보니 삼각꼴 중 하나도 성운 내부에 있으나 별빛때문인지 성운기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하단 두 별 아래로 성운기가 퍼져있었고, 이 두 별과 나란히 보이는 암흑대가 보이지 않았지만 마치 M78의 경우처럼 절단된 느낌은 들었다. 좋은 하늘에서 보면 더욱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2261> 외뿔소자리 성운

* http://www.spacetelescope.org/images/html/opo9935c.html, 퍼블릭 도메인


Hubble’s Variable Nebula(허블변광성운)라는 별칭이 붙은 성운이다. 밝고 모양이 아주 특이하다. 꼭 셔틀콕같이 보인다. 오늘 본 대상 중 가장 멋졌던 대상 중 하나.



<2240> 고물자리 행성상성운

큰 특징을 모르겠다. 흔한 행성상성운 느낌. 약간 푸른 빛으로 보였다.



<2539> 고물자리 산개성단

* sky-map.org 추출

바박하게 모여 있는 산개성단이다. 규모 면이나 밝기 면에서 NGC산개성단치고는 볼만했다. 특히 별 옆으로 무한대 내지 8자를 그리고 있는 별무리가 인상적이었다.



시계를 보니 갈 시간이 지났다. 서둘러 주위에 있는 2359(토르의 투구) M46, M47를 감상한다. 오리온 대성운도 훑어본다. 다들 멋진 자태다. 특히 M46과 2438의 조화는 언제봐도 베스트다.


정리를 마치고 SQM을 찍어보니 20.4정도. 이상현 박사님 SQM으로는 20.7까지 나온다. SQM마다 0.3~0.4오차가 있는 듯 하다.


나들이로 나왔다가 관측이 되어 버렸다. 관측시간이나 관측지의 어둡기 등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오랜만에 처음 만나는 대상들과 첫인사를 할 수 있어서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관측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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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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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저리 밖으로만 싸돌아다니다 보니 괜히 미안해지기도 하고,
부탁까지 하시니 할 수 밖이다.

더 추워지기 전에 이런 저런 일을 피해 날을 잡다 보니 오늘(2015.10.20, 화)이다.

구경 80mm 초점거리 480mm, 구경 9.25인치 초점거리 2350mm, 구경 16인치 초점거리 1824mm 망원경 세 대로

달 전체, 산맥 부분 고배율,  안드로메다 은하 한 번
옷걸이 성단, 색이 정말 예쁜 고니 자리의 알비레오 이중성, 정말 ET같은 ngc457 성단 한 번


반응이 좋으면 m11 국민봉사대상 야생오리성단, m39 크리스마스 트리 성단, 안드로메다의 알마크 이중성, 도너츠 같은, 직녀의 반지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고리 성운 등등을 보려고 준비한다.

재수(^^;)가 없는지 하루 종일 뿌옇더니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도 달이 보여서 강행은 한다.

오늘 보이는 달 이야기를 한다. 토끼(집개, 공차는 아이), 위기의 바다, 산맥, 경계의 박진감, 크레이터, 바다...

별자리 이야기는 간단히 한다. 재수가 없어서 못 보는데 괜히 기대를 높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단, 은하는 볼 수가 없는 하늘. 별은 베가, 알타이르, 데네브만 겨우 보일 정도다. 계획한 세 조는 의미 없다.

밖으로 나가 비리비리한 여름철 대삼각형을 초록빛 레이저 포인터로 가리킨다. 견우와 직녀 이야기를 슬쩍 던진 뒤 망원경을 본다.

16인치 돕으로 달 전체을 보고, 달을 따라 가주는 9.25인치 슈미트카세그레인 망원경으로는 산맥 부분을 확대해서 본다. 아이들이 생각보다 좋아한다. 2번 씩 보려고 하는 아이들은 이번이 처음이다.


달을 실컷 보고 접안렌즈에 핸드폰을 갖다 대고 달을 찍는다. 아이들 휴대전화를 들고 한명 한명에게 달을 찍어준다. 이렇게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핸드폰으로 달 찍는 걸 잘 못하기도 하지만 참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준 덕이겠지. 2번씩 보려고 하는 아이들 덕이었겠지. 적어도 시작 전 들었던 기분 좋은 소리 덕이겠지.


한 명만, 딱 한 명만 별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성공이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은 대 성공이다.


재수가 없어서 달 밖에 못 봐서, 별을 못 봐서, 속상하긴 하지만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셔서,  처음으로 다음에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별나눔이 된 것 같다.

(박용필 선생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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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부에서 매주 수요일 8시
김해 천문대 밑 천문대 카페에서
모임을 가지기로 했다.

이름은 별다방, 멋진 이름이다.

오늘 첫 모임을 했다.
여덟시에 시작한 이야기는 열한시가 넘도록 이어졌다.

특별한 주제는 없었지만 별을 이야깃거리 삼아 도란도란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에게는 아이들에게 별을 느끼도록 하는 마음과 관측에 대한 열의를 가질 수 있는 기회였다.

사람을 만나면 동기가 유발되는 것 같다.

(이정호 선생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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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쓰는 별 이야기네요. 1년도 더 넘은 것 같아요. 

그 동안 두달에 한두번 꼴로는 안시 관측을 했습니다만 거의 명작순례 위주였습니다. 
명작감상이었으면 또 달랐을 텐데 거의 들르기만 하다보니 
글 쓸 마음이 잘 안들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새롭게 보이는 대상과 새로 본 대상 몇에 대한 기억도 함께 날려버린 것 같습니다. 
아깝습니다. 
까먹기 아까운 기억은 간단하더라도 기록으로 남겨야겠습니다. 
이번에는 그 동안 못쓴 걸 몰아서 쓰는 느낌으로 써봐야겠습니다. 



둘째가 태어났을 때 14년이 5개월 남짓 남았었습니다.
그해가 가기 전 산청, 의성, 영천, 거창, 홍천 등지로 15번 이상 관측을 나갔습니다. 
만행이었죠. 
연말에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새해를 맞아서 그런지, 
천문지도사 연수 핑계도 없어져서 그랬는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병원에서 쓴 2014년 별보기 결산, 

http://cafe.naver.com/skyguide/145404

)



‘얼마 전에 구한 C9.25로 근처에서 행성보고 월에 한번쯤 나가서 별보자.’

행성은 집 주위에서도 촬영이 가능하고 남중 시간 전후에 두시간에서 네시간이면 되니까
(산청가면 왔다갔다만 세시간), 

기름값으로 경제적인 피해
(한번 나가면 도로비까지 거의 5만원), 

밤에 왔다 갔다 하면서 주는 불안감
(주로 평일 관측을 해서 새벽에 운전을 하니까), 

피로로 인한 집안 일 소홀
(관측 다음 날 안 졸린 척 해도 티가 나니까) 등의
문제를 덜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C9.25는 별보기를 줄이려는 생각과는 반대 의도로 산 망원경이었습니다. 

천문지도사 연수 때 이두현님께서 행성을 찍는 걸 몇번 봤습니다. 
참 재밌어 보였습니다. 지름신을 맞이하고 장터 매복 끝에 12월 초에 C9.25를 구했습니다. 

SCT를 산 가장 큰 이유는 별 보는 횟수를 늘리기 위해서 였습니다. 
(14년 11월에 쓴 나의 로망, 내가 하고 싶은 별보기, 

http://cafe.naver.com/skyguide/142161

)


‘와! 이제 별 더 자주 볼 수 있겠다. 
월령 좋은 날에는 나가서 딥스카이 안시하고 안 좋은 날에는 행성도 촬영해야지.’

날도 좋고 이제 곧 시간이 많아져서 별 볼 생각에 들떠 있었습니다. 붕 떠서 하늘까지 닿았는지, 하늘이 노했나봅니다. 의도치 않게 발목 인대 두개가 끊어져 수술을 하고 입원했습니다. 퇴원하고 깁스를 풀고도 내 발이 내 발 같지 않아 한 동안 무거운 걸 드는 것도, 멀리 가기도 부담스러웠습니다. 얼마 안 있어 전출을 하고 적응을 하느라 몸도 참 피곤했습니다. 16인치는 트렁크만 지키고 C9.25가 가장 즐겨보는 망원경이 되었습니다. 주력이 된거죠. 

그 뒤로 C9.25로 집 근처, 베란다에서 목성, 토성, 달, 화성을 주구장창 담고 80mm 굴절과 pst 등으로 태양도 열심히 찍었습니다.







16인치를 보금자리(트렁크)에서 치운 적은 없지만 별빛샤워는 자주 시키지 못했습니다. 가끔 나갈 일이 생겼을 때 빼고는 말이죠. 

그러다 작년에 가을장마가 오고 겨울이 되서 태양이 낮아지니 태양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올해 화성을 끝으로 행성의 고도가 낮아지니 행성도 잘 안봐지고 해서 6월 중순부터는 더 뜸해지더라고요. 


그래도 7월말 황매산(16.07.30.), 
9월 거창 2박3일(16.09.23.~24.), 
10월 평창 등 중간 중간 별 볼일이 있긴 했습니다. 


황매산에서는 잦은 마른 벼락과 별을 함께 보고 있는데 비가 왔었습니다. 
2~3시간쯔음 구멍난 듯 퍼붓는 폭우 뒤에 내 생애 최고의 하늘을 보기도 했습니다.
맨눈으로 보는 안드로메다의 크기가 정말 놀라웠습니다. 
맨눈 대상에 도전해봐야했었는데 
떨어질 것 같은 별빛에 그냥 매료되어 있었던 것이 지금에서는 조금 아쉽네요. 

이 날은 토요일이었습니다. 
목요일, 금요일 이틀동안 학생들에게 별 보여줄 일이 있어서
관측 모드로는 못 나올 거 같이 캠핑 모드로 가족들과 함께 왔습니다. 
쏟아지는 물 다발 속에서 
망치 하나와 온몸으로 비 맞으며 텐트를 단도리하고
타프 밑에 앉아 지붕에 부딪치는 빗소리와 노래를 들으며 
따신 커피를 마시던 기억은 평생 못 잊을 것 같습니다.







평창에서는 예진아빠님의 28인치의 위용을 경험했습니다. 트라페지움의 허무한 분해, 입체적인 오리온 성운의 성운기, 
1999의 열쇠구멍, 604의 크고 진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념 사진을 못 찍은 게 아쉽네요.)




또 최근에 아파트 옥상에서 쌍안경으로 별을 본 적도 있습니다. (16.10.27일 밤, 28일 새벽)

처가 제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별이 잘 보입니다. 별 보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리고 얼마 전에 구한 쌍안경이 떠오릅니다. 아주 좋은 성능의 쌍안경은 아니지만 쓸만한 쌍안경을 처음으로 쓰게 되었거든요. 쌍안경으로 보는 가까운 세상의 입체감은 두근거리는 경험이었습니다. 

‘오늘은 쌍안경으로 하늘을 훑어보자.’ 

집에서 막 입어도 되는 두꺼운 옷으로 갈아입고 쌍안경을 목에 달고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자정이 조금 지난 시간. 고니는 부리를 처박고 있고 카시오페아는 거꾸로 메달려 땅을 내려다 보고 있고 오리온은 아직 누워 있습니다. 

일어서 목을 쳐 들기도 하고, 무릎을 꿇기도 하고, 바닥에 누워 목만 부들거리기도 하면서 몇몇 대상을 훑었습니다. 

4등급~ 4.5등급 정도의 별이 맨눈으로 보였습니다. 
작은 도시 치고는 별이 잘 보이는 드문 밤이었습니다. 

안드로메다는 남중을 넘어 안드로메다를 끌어안고 있었습니다. 
미라크를 건너가니 안드로메다 은하는 생각보다 밝게 보였습니다. 
M45의 초롱초롱한 별이 손떨림에 맞추어 음표를 그리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다른 두별과 같이 보이는 오리온 성운은 정감있었습니다. 
마차부 산개성단 삼형제 37, 36, 38는 위치를 잡아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아직 쌍안경 겨냥이 서툴러 더욱 그랬습니다. 
이중성단과 막대기의 모습은 오래 봐도 볼만했습니다. Stock2 근육맨은 어려웠습니다. 
아직 낮아 광해 속에 묻혀있는 m44의 자잘한 별들도 옛기억을 떠올리게 해서 좋았습니다. 제일 처음 찾은 메시에가 m44였거든요. 
663, 457, m103 같은 카시오페아 산개성단 위치도 둘러봤습니다.
쌍안경을 휘두르며 눈에 들어오는 별들을 대충 보는 것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어깨가 왜 아픈지 궁금해하면서 잠에서 깼는데 쓰다 보니 알겠네요. 쌍안경을 들고 있어서 그랬나 봅니다. 운동 좀 해야 겠네요. 고작 1.1kg짜리를 90분 남짓 쉬엄쉬엄 들었을 뿐인데요.




지난 주 수요일(16.11.2.)에는 한아천 경남지부 관측검정이 한우산에서 있었는데요. 
돕는다는 핑계로 잠깐 다녀왔습니다. 
가는 길에 차를 돌리고 싶을만큼 몸이 안 좋았는데 별보는 동안은 상쾌하더군요. 
오랜만에 별뽕을 느꼈습니다. 

M71, 57, 31, 45, 알비레오, 별자리 설명 등 관측검정을 돕고 

8인치 돕으로 자정 전부터 한시간 남짓 메시에와 NGC 몇개를 서둘러 둘러봤습니다. 

메시에 2, 15, 29, 27, 31, 33, 35, 37, 36, 38, 39, 42, 43, 78, 45, 52, 56, 57, 71, 74, 77, 76, 81, 82, 103, NGC 604(M33내부 성운), 2158(M35 옆), 2392(에스키모 성운), 7789(캐롤라인의 장미), 7331, 이중성단(884, 869), 404, 891, 7662(블루 스노우볼) 등을 봤습니다. 

메시에 중에서는 꼭 발 아래 있는 것 같은 56이 광해를 뚫고
크기를 자랑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604가 슬쩍 슬쩍 보이는 게 흥미로웠고, 
891은 생각보다 어둡게 보이고 왠지 위치가 아리까리해 
아이피스 호핑했던 게 기억이 납니다. 
7331은 볼만했는데 그 친구들은 볼 생각도 안하고 건너뛰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노를 젓듯 망원경을 휘휘 돌리니 신 났었습니다. 



엊그제(토요일)는 거창에 갔습니다. 

초저녁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동베일, 서베일, 크레센트(6888)과 인사를 했습니다. 
베일의 조각들 이름을 불러줄 정신은 없었습니다. 

날이 바뀔 쯤 다시 관측을 시작해서 
말머리(B33), 캘리포니아(1499), 북아메리카(7000), 장미성운(2238), 토르의 투구(2359), 헬릭스(7293) 같은 성운 위주로 제 16인치랑 이두현님 18인치를 왔다 갔다 하며 관측했습니다. 

습기가 많아 배경과 성운이 쩍 갈라지는 맛은 없었지만
오랜만에 흐릿한 듯하면서도 진한 성운기를 보니 관측하는 맛이 났습니다. 
짬짬이 메시에 대상들도 봤습니다. 

이두현님 18인치로 고배율로 본 M46 짝꿍 2438이
마치 M27 같은 크기를 자랑하던 게 떠오르네요. 

습기를 막으려고 핫팩을 준비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못 쓰게 됐습니다. 꽤 높은 습도가 사경과 파인더를 덮쳐 원하는 만큼 관측하지 못한 게 아쉬웠습니다. 

망원경을 치우고 쌍안경을 들고 잠깐 하늘을 훑어봤습니다. 
꽤 크게 보이는 토르의 투구와 NGC 산개를 함께 느끼고 잠을 청했습니다. 

이 날 스카이사파리5를 처음 봤는데 관측 목록 공유가 아주 쉽게 되는 게 편리해보였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이정호 선생님이 찍으신 멋진 별자리 사진을 감상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이세원님, 정현식님, 김대익님, 이두현님, 이정호님, 이소월님, 강경원님, 양희성님 만나 뵈어 반가웠고 함께 관측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16인치로 관측한 것 같은 관측을 하고 나니 하고 싶은 게 생기네요. 

관측을 가서는 봤던 대상을 새롭게 느끼거나 못 본 대상들을 하나라도 보고, 잊지 않도록 간단하게라도 관측기를 꾸준히 쓰고, 썼던 관측기도 한번 쭉 다시 봐야겠습니다. 

조금 더 편리하게 관측할 수 있도록 장비도 보강해야 겠습니다. 차에 오래 둬서 헐거워진 나사를 보니 장비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에서 뺄 생각은 없지만 더 안전하게 보관할 방법을 궁리하고 더 자주 장비 확인을 해야겠습니다. 

포커서 나사가 휘었는데 포커서를 통으로 바꾸거나 나사를 교체해야겠습니다. 

등배파인더를 텔라드 유사 제품에서 저렴한 도트파인더로 바꿨는데 아직 베이스를 달지 않고 대충 쓰고 있습니다. 베이스를 교체하거나 도트파인더를 같이 달 수 있는 파인더 브라켓을 알아봐야 겠습니다. 



조만간 셋째가 태어나서 관측이 쉽지 않겠지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감을 잃지 않도록 밤하늘 별빛 아래의 느낌을 가끔이나마 만끽해야겠어요. 새로운 목표도 갖고 장비도 손 보면서 천천히 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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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반 아이들과 지구와 달을 공부하고 있어요.
낮달이 곱게 떠서 어제와 오늘 낮달을 관측했습니다.








그림도 그려봤어요.





밤에 보는 게 제일 좋겠지만 낮달도 대안이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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